오십부터의 기술

오십부터 하나씩,
천천히 익히는 디지털 생활

CBDC 뜻, 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은 현금을 없애지 않습니다

요즘 뉴스에 CBDC라는 말이 부쩍 자주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하는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이름과 나란히 붙어 나오는데, 이름만 봐서는 한강 어디를 개발한다는 이야기 같기도 하고요.

먼저 답부터 드리면 2026년 8월 3일 오늘 기준으로 우리 통장에 바뀐 것은 없습니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안내 페이지에 “디지털화폐의 도입 여부 및 시기에 대해서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다만 은행 아홉 곳이 참여하는 두 번째 실험이 올해 하반기에 시작됩니다. 그때 은행 앱에 안내가 뜰 텐데, 그게 무엇인지 미리 알아 두시면 덜 당황하십니다.

CBDC가 무슨 뜻인가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그러니까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돈을 말합니다. 영어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앞 글자를 딴 말이에요.

여기서 대부분의 오해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지폐 대신 쓰게 될 새 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프로젝트 한강에서 발행된 디지털화폐는 일반인 손에 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은행은 이것을 기관용 디지털화폐라고 부르면서 “은행 등 금융기관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면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이 편의점에서 쓴 것은 무엇이었나. 예금토큰입니다.

예금토큰은 제 통장 돈과 무엇이 다른가요

같은 돈입니다. 내 예금에서 빠져나간 금액만큼 디지털 토큰이 지갑에 들어오고, 그 지갑으로 QR 코드를 찍어 결제합니다. 쓰지 않고 남으면 다시 예금으로 되돌립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과는 다릅니다. 값이 오르내리지 않아요. 1만 원을 넣으면 언제 꺼내도 1만 원입니다. 발행하는 곳도 어디 모르는 회사가 아니라 내가 거래하는 그 은행입니다.

구분 예금토큰
발행 내 거래 은행
예금과 1대 1
되돌리기 언제든 예금으로
예금자보호 1단계 적용

맨 아랫줄에 단서를 달아 두었습니다. 1단계 실험에서 예금토큰은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예금 보호가 적용되었다고 한국은행 보고서에 적혀 있어요. 은행이 잘못되어도 예금과 똑같이 다뤄진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건 1단계 지정에 딸려 온 조건입니다. 2단계에도 같은 보호가 이어지는지는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프로젝트 한강은 1단계에서 무엇을 했나요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사람들이 실제로 물건을 사 봤습니다. 국민, 기업, 농협, 부산, 신한, 우리, 하나 일곱 개 은행이 참여했고 최대 10만 명을 모집했습니다.

이 내용은 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 1차 실거래 파일럿 결과보고서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 기간에 개설된 전자지갑은 8만 1,000개, 예금에서 예금토큰으로 바꾼 금액은 약 16억 4,000만 원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지갑에 담을 수 있는 금액은 100만 원까지, 3개월 통틀어 바꿀 수 있는 금액은 500만 원까지였고요.

쓸 수 있는 곳은 세븐일레븐, 교보문고, 이디야커피, 하나로마트 같은 매장과 배달앱 땡겨요, 현대홈쇼핑 정도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초라해 보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보고서에 이렇게 적어 두었어요. “전자지갑 개수 및 예금 토큰 전환 금액 등과 같은 평가지표를 프로젝트 성공 여부의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얼마나 많이 썼는지가 아니라 시스템이 제대로 도는지를 보려던 실험이었다는 뜻입니다.

실험이 끝난 뒤 2만 2,006명에게 물어본 설문에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알게 된 경로 1위가 은행 모바일 앱(47.7%)이었는데, 20~30대뿐 아니라 50대 이상에서도 은행 앱이 1위였습니다. 젊은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넘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은행 앱 글씨가 작아 공지를 놓치신다면 스마트폰 글씨 크게 키우기를 먼저 해 두시면 편합니다.

불편했던 점으로는 쓸 데가 없다는 답이 71.7%로 가장 많았습니다. 로그인과 결제 인증이 번거롭다는 답이 39.2%, 송금이 안 된다는 답이 38.3%였고요.

2단계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나요

불편하다고 답한 그 세 가지가 그대로 바뀝니다. 금융위원회가 2026년 7월 15일 회의에서 프로젝트 한강 2단계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구분 1단계 → 2단계
참여 은행 7곳 → 9곳
지갑 수 10만 → 50만개
보유 한도 100만 → 1천만원
누적 한도 500만 → 1억원
송금 없음 → 추가

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가 새로 들어와 아홉 곳이 됩니다. 지갑끼리 돈을 보내는 송금이 생기는데 개인은 한 번에 100만 원, 하루 500만 원까지입니다. 지문이나 얼굴로 인증하는 기능, 지갑에 잔액이 모자라면 예금에서 자동으로 채워 주는 기능도 들어갑니다.

쓸 데도 넓어집니다. 기존 가맹점 말고 소상공인 가게와 대형 사업체, 그리고 나라 돈이 나가는 사업까지 포함됩니다. 여기는 폐업 지원금 같은 소상공인 정책과 맞닿는 자리라 가게 하시는 분들은 눈여겨보실 만합니다.

언제 시작하느냐가 남는데, 한국은행이 날짜를 발표한 적은 아직 없습니다. 언론은 이르면 9월로 보고 있고, 은행들은 시스템 개발과 참가자 모집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이 부분은 전망이지 확정이 아니라고 알아 두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현금이 없어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이 결과보고서 안에 아예 문답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디지털화폐가 발행되면 현금이 없어지나?”라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 한국은행권, 주화 등의 현금은 디지털화폐 발행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발행되고 유통된다”고 답했습니다.

내 돈이 감시당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답이 붙어 있습니다. “한국은행 및 정부는 프로젝트 한강 이용자들의 개인별 예금 토큰 현황을 파악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고, 이유는 앞에서 말씀드린 구조 때문입니다. 우리가 쥐는 것은 한국은행 돈이 아니라 은행이 발행한 예금토큰이고, 개인정보는 지금처럼 지갑을 만든 그 은행이 관리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갈라 말씀드리는 게 맞겠습니다. 이 답변은 한국은행이 자기가 하는 사업을 두고 내놓은 설명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실험의 설계가 그렇게 되어 있다는 뜻이지, 앞으로 어떤 제도가 만들어져도 그렇다는 보장은 아닙니다. 실제로 도입을 결정하는 단계가 오면 법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그때 조건을 다시 보셔야 합니다.

이름이 셋이라 뉴스가 헷갈립니다

요 며칠 기사에 비슷한 이름이 세 개 섞여 나오는데, 서로 다른 일입니다.

  • 프로젝트 한강 2단계는 한국은행과 은행 아홉 곳이 하는 실험입니다. 아직 실거래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 예금토큰 기반 결제 인프라 확대 사업은 금융결제원이 주관하는 별개 사업입니다. 은행 아홉 곳에 결제대행사 여덟 곳이 붙어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목적입니다
  • 프로젝트 아고라는 국제결제은행과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함께 하는 국가 간 송금 실험입니다. 기관끼리 하는 일이라 우리가 쓸 일은 없습니다

두 번째 사업을 그냥 프로젝트 한강 2단계라고 부르는 기사가 적지 않습니다. 기술은 한강에서 검증한 것을 가져다 쓰지만 주관하는 기관이 다릅니다.

그래서 지금 하실 일

없습니다. 2단계 이용자 모집이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다.

모집이 시작되면 거래하시는 은행 앱의 공지로 옵니다. 1단계 때도 참가은행을 통해 신청을 받았고,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은행별로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신청이 몰리면 선착순이었고요. 참여는 어디까지나 원하는 사람만 하는 것이고, 하지 않아도 통장에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리면, 1단계에서는 예금토큰으로 3만 원 이상 쓴 분들께 상품권을 주고 사용처가 할인 쿠폰을 얹는 식으로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2단계에도 비슷한 혜택이 붙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혜택이 크면 쓰겠다는 응답이 설문에서 51.8%였으니 그쪽도 알고 있는 셈이지요.

실험에는 지원금을 디지털로 주는 기능도 들어 있었습니다. 서울시 청년문화패스처럼 용도가 정해진 돈을 토큰에 얹어 주고, 정해진 곳에서만 쓰이게 하는 방식이에요. 나중에 기초연금이나 각종 지원금이 이런 방식으로 나가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실험 단계입니다.

끝으로 이 글의 기준일을 적어 둡니다. 2026년 8월 3일에 확인한 내용이고, 1단계 숫자는 한국은행 결과보고서, 2단계 조건은 금융위원회 7월 15일 지정 내용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2단계가 실제로 시작되면 한도와 사용처가 달라질 수 있으니 그때 은행 안내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