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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조건, 자발적 퇴사도 되는 사유 열세 가지입니다

스스로 사표를 써도 실업급여를 준다는 뉴스가 어제오늘 크게 났습니다. 그런데 기사 안쪽을 읽어 보면 대상이 35세 미만 청년이라고 적혀 있어서, 우리 나이에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셨을 겁니다.

맞습니다. 이번 발표는 청년 대상입니다. 다만 자발적으로 그만두고도 실업급여를 받는 길은 나이와 상관없이 이미 열려 있고, 그 사유가 법에 열세 가지로 적혀 있습니다. 오늘은 그 목록을 같이 보겠습니다.

이번 발표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요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뒤 스스로 회사를 옮기면 평생 한 번 구직급여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8월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내놓았고, 원문은 고용노동부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에 붙은 첨부 파일에 있습니다.

실업급여의 법에 적힌 이름이 구직급여입니다. 기사에서 두 말이 섞여 나오는 이유가 그것인데,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업무보고 원문에 적힌 문장은 이게 전부입니다. “35세 미만 청년이 일정기간 이상 근무 후 자발적으로 이직한 경우 생애 1회 구직급여 지급(법률개정 추진, 12월)”. 이행 계획으로는 노사 협의를 거쳐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통과를 지원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갈라 말씀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 기사에 나온 월 최대 100만원, 최대 넉 달이라는 숫자는 고용노동부가 낸 보도자료에도, 업무보고 본문에도 없습니다. 문서를 받아 글자 단위로 찾아봤는데 나오지 않았습니다. 브리핑 과정에서 나온 검토 수준의 이야기가 기사로 옮겨진 것으로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일정기간 이상 근무”의 그 기간도 마찬가지로 숫자가 없습니다. 앞으로 노사 협의로 정할 세부 방안입니다. 무엇보다 법이 아직 바뀌지 않았습니다. 개정 추진 시점이 올해 12월이고 국회를 통과해야 하니, 지금 사표를 쓰신다고 이 제도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50대는 해당이 없나요

이번 방안에는 없습니다. 35세 미만이라고 나이를 못 박아 두었으니까요.

대신 지금 시행 중인 법에 나이 제한 없는 길이 따로 있습니다. 실업급여는 원칙적으로 자기 사정으로 그만두면 못 받는 것이 맞지만,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에 “이런 사정이면 스스로 그만둬도 제한하지 않는다”는 사유가 별표로 정리돼 있습니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2, 제목은 “근로자의 수급자격이 제한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이직 사유”입니다.

이름이 딱딱해서 그렇지 내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열세 가지를 우리 말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자발적 퇴사인데도 되는 사유 열세 가지

  • 월급이 밀렸거나, 최저임금에 못 미쳤거나, 채용 때 들은 조건보다 나빠진 경우. 다만 그만두기 전 1년 안에 두 달 이상 그런 일이 있어야 합니다
  • 회사가 쉬면서 평소 임금의 70퍼센트를 못 준 경우도 같은 묶음입니다
  • 연장근로 한도를 넘겨 일을 시킨 경우
  • 종교, 성별, 신체장애, 노조활동 같은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받은 경우
  •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우
  •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우
  • 회사가 망하는 것이 확실하거나 큰 규모의 감원이 예정된 경우
  • 경영 악화나 인사 적체 같은 사정으로 회사에서 퇴직을 권했거나, 희망퇴직 모집에 응한 경우
  • 회사가 옮겨 가거나 먼 곳으로 발령이 나서 출퇴근이 왕복 세 시간 이상 걸리게 된 경우
  • 배우자나 부양할 친족과 같이 살려고 집을 옮겨서 역시 왕복 세 시간 이상이 된 경우
  • 부모나 함께 사는 친족이 아파서 30일 이상 내가 간호해야 하는데 회사가 휴가나 휴직을 안 준 경우
  • 중대재해가 난 사업장에서 시정명령이 내려졌는데도 고쳐지지 않아 같은 위험에 놓인 경우
  • 체력이 달리거나 병, 부상, 시력·청력·촉각이 나빠져서 일을 하기 어려운 경우. 회사가 다른 일로 바꿔 주거나 쉬게 해 주지 않았고, 의사 소견서와 사업주 의견으로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합니다
  • 임신, 출산, 8세 이하 자녀 육아, 병역 의무로 일을 계속하기 어려운데 회사가 휴가나 휴직을 안 준 경우
  • 회사가 하는 일이 법이 바뀌어 위법해진 경우
  • 정년이 되었거나 계약기간이 끝나 더 다닐 수 없게 된 경우
  • 그 밖에 그런 형편이면 다른 사람이라도 그만뒀을 것이라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숫자를 정확히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법 조문은 번호를 1번부터 13번까지 매겨 두었습니다. 다만 3번과 4번 사이에 3의2가 따로 끼어 있어 항목 수로는 열넷이고, 항목마다 가·나·다 갈래가 딸린 것이 있어 위처럼 풀어 적으면 열일곱 줄이 됩니다. 흔히 열세 가지라고 부르는 것은 매겨진 번호를 센 것입니다. 원문 그대로 보시려면 위에 걸어 둔 별표 2를 눌러 보세요.

50대가 걸리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열세 가지를 다 외우실 필요는 없고, 우리 나이대가 실제로 마주치는 것은 대여섯 개로 좁혀집니다.

제일 먼저 정년입니다. 정년이 되어 나온 것은 스스로 그만둔 것이 아니라고 여기기 쉬운데, 회사에서는 이직 사유를 두고 실랑이가 붙는 일이 있습니다. 법이 아예 “정년의 도래나 계약기간의 만료”를 정당한 사유로 적어 두었으니 그때는 이 조문을 짚으시면 됩니다.

다음이 눈과 귀입니다. 조문에 “시력·청력·촉각의 감퇴”라는 말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나이 이야기는 한 줄도 없지만 실제로 이 항목에 해당하는 분들은 대개 우리 나이대입니다. 다만 여기는 의사 소견서와 사업주 의견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 간호도 그렇습니다. 30일 이상 내가 간호해야 하는데 회사가 휴가를 안 줘서 그만둔 경우가 조문에 있습니다. 간병이 길어지면서 아예 요양보호사 쪽으로 방향을 트는 분들이 많은데, 그 앞 단계에서 회사를 정리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회사가 권해서 나온 경우도 빠뜨리기 쉽습니다. 경영이 어려워졌다거나 인사 적체를 이유로 회사가 퇴직을 권했고 그래서 사표를 썼다면, 종이에 적힌 이름은 자진 퇴사라도 법이 보는 눈은 다릅니다.

사유가 맞으면 바로 받나요

아닙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대목입니다.

별표 2에 해당한다는 것은 “받을 수 있는 문이 닫히지 않았다”는 뜻이지 자동으로 받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문 안에 이미 문턱이 박혀 있습니다. 임금이 밀린 경우는 그만두기 전 1년 안에 두 달 이상이어야 하고, 출퇴근 문제는 왕복 세 시간 이상이어야 하고, 몸이 아픈 경우는 의사 소견서와 사업주 의견이 있어야 합니다. 이걸 종이로 남겨 두는 일은 결국 본인 몫입니다.

게다가 이직 사유를 종이에 적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회사입니다. 고용보험법 제42조제3항은 실업을 신고하려는 사람이 다니던 회사에 이직확인서 발급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회사는 발급해 주어야 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시행규칙은 그 기한을 요청받은 날부터 10일로 잡고 있고요. 그러니 나올 때 이직 사유가 어떻게 적히는지를 확인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히 그 종이가 마지막 말은 아닙니다. 같은 시행규칙에 이직확인서를 받은 고용센터가 피보험 단위기간과 이직 사유, 평균임금을 확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실제와 다르게 적혔다고 생각되시면 그대로 포기하지 마시고 고용센터에 사정을 말씀하시고 확인을 요청하십시오. 다만 그때 근거가 될 만한 것이 내 손에 있어야 이야기가 됩니다.

사유가 맞아도 기본 요건은 따로 채워야 합니다. 그만둔 날 이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에 든 기간이 통틀어 180일 이상이어야 하고, 일할 뜻과 능력이 있는데 취업을 못 한 상태여야 하며, 재취업을 위해 실제로 움직여야 합니다. 이 요건은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구직급여 수급대상 페이지에 조문과 함께 풀려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뒤집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글을 읽고 사표부터 쓰는 것이 가장 나쁜 결과입니다. 내 경우가 열세 가지 중 어디에 걸리는지, 무엇을 증빙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는 그만두기 전에 고용센터에 물으실 수 있습니다. 국번 없이 1350입니다.

받는 기간은 50세를 기준으로 갈립니다

실업급여를 며칠치 받는지는 고용보험에 든 기간과 나이로 정해지는데, 그 나이 기준선이 50세입니다. 그만둔 날 현재 나이로 따집니다.

50세 이상이면 이렇습니다.

다닌 기간 받는 일수
1년 미만 120일
1~3년 180일
3~5년 210일
5~10년 240일
10년 이상 270일

50세 미만은 같은 순서로 120일, 150일, 180일, 210일, 240일입니다. 1년 미만만 같고 나머지는 모두 50세 이상이 30일씩 깁니다. 10년 넘게 한 직장을 다니셨다면 240일과 270일, 한 달 차이가 납니다. 이 표는 고용보험법 별표 1에 있고, 장애인은 나이와 관계없이 50세 이상으로 보아 적용합니다.

다만 이 일수는 받기로 정해진 날수가 아니라 한도입니다. 고용보험법 제48조제1항은 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12개월 안에서 이 일수를 한도로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사이 재취업하면 거기서 끝나고, 신청이 늦어 12개월이 지나 버리면 일수가 남아 있어도 못 받습니다. 270일이 꽉 찬 아홉 달치를 보장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신청하고 나서 처음 7일은 대기기간이라 지급되지 않는 것도 함께 알아 두시고요.

하루에 얼마를 받는지는 이 글에 적지 않겠습니다. 퇴직 전 석 달 평균임금으로 계산하고 상한과 하한이 걸려 있어서 사람마다 다른데, 올해 금액을 정부 발표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숫자를 옮겨 적는 것보다는 고용보험 홈페이지의 실업급여 모의계산으로 직접 넣어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지금 하실 일

당장은 없습니다. 청년 구직급여는 법이 바뀌어야 하는 일이고, 열세 가지 사유는 원래부터 있던 것이라 새로 신청할 것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다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눈앞에 있는 분이라면 순서가 있습니다. 그만두기 전에 내 사정이 열세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보시고, 해당한다면 증빙이 될 만한 것을 미리 챙기시고, 애매하면 고용센터에 먼저 물으시는 것입니다. 나온 뒤에 갖추려면 회사에서 서류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훨씬 어렵습니다.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다음 일을 준비하실 생각이라면 50대 자격증의 현실을 먼저 보시기를 권합니다. 받는 기간이 넉넉해 보여도 자격증 하나 따는 데 걸리는 시간과 겹쳐 보면 그리 길지 않습니다.

끝으로 같은 날 업무보고에 우리 나이대와 직접 맞닿은 항목이 하나 더 있었다는 것만 적어 둡니다. 세대 상생형 정년 연장을 올해 하반기에 입법 추진하겠다는 대목입니다. 정년이 언제까지냐는 것은 기초연금을 비롯한 노후 소득 계획과 그대로 이어지는 이야기라, 내용이 나오면 따로 자리를 잡아 다루겠습니다.

이 글은 2026년 8월 5일에 확인한 내용입니다. 청년 구직급여는 고용노동부 업무보고 원문을, 열세 가지 사유는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2의 2024년 7월 1일 개정 판을, 받는 일수는 고용보험법 별표 1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고용보험법 개정은 올해 12월이 목표라고 하니 그 무렵 다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