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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자격증, 나이 제한 없이 11개월이면 열에 아홉이 붙습니다

지난 글에서 병원동행 일자리 공고를 여러 개 들여다봤습니다. 요구하는 자격은 공고마다 조금씩 달랐는데, 어느 공고를 열어도 간호조무사는 빠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간호조무사를 봤습니다. 국시원 공고문과 간호법 시행규칙을 열어 놓고 하나씩 확인했는데, 숫자 두 개가 나란히 눈에 들어왔어요. 올해 상반기 시험 합격률이 87.2퍼센트입니다. 그리고 그 시험장에 앉기까지 교육이 1,520시간입니다.

먼저 두 갈래로 나누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은 둘 중 하나일 텐데, 지금 하실 일이 완전히 다릅니다.

첫째, 이미 학원 과정을 마쳤거나 9월 시험 전까지 마칠 예정인 분. 이 글을 쓰는 2026년 7월 26일 기준으로 하반기 원서 접수가 열려 있습니다. 7월 30일 목요일 오후 6시가 마감이에요. 시험은 9월 11일부터 19일 사이고 발표는 9월 23일입니다.

하반기 일정 날짜
원서 접수 7.13~7.30 18시
시험 9.11~9.19
합격 발표 9.23 오전 10시

둘째, 이제 알아보기 시작한 분. 이 접수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공고문에 이렇게 못 박혀 있어요. 접수 당시 이수 중인 사람은 시험일 이전까지 학과교육과 실습 과정을 모두 마쳐야 응시할 수 있다고요. 아직 학원에 등록도 안 하셨다면 다음은 내년 상반기 시험이고, 그 사이에 1,520시간이 있습니다.

아래는 그 1,520시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520시간이 어떻게 짜여 있나

간호법 시행규칙 제2조에 시간이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 이론교육 740시간 이상 —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한 교육훈련기관에서
  • 실습교육 780시간 이상 — 학원이 실습을 위탁한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 그중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하는 실습이 400시간 이상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실습 쪽입니다. 조문이 실습처를 학원이 위탁한 의료기관이라고 못 박아 놨어요. 실습 자리를 본인이 알아보는 게 아니라 학원이 마련하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학원에 물어볼 질문이 정해집니다. 실습을 제가 구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병원급 400시간을 어느 병원에서 채우느냐예요. 의원에서 아무리 오래 실습해도 그 400시간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고용24에 올라온 국비 과정 하나를 열어 일정을 봤더니 이렇게 짜여 있었습니다. 2026년 3월 6일 개강, 이론을 5월 8일까지 하고, 5월 11일부터 10월 19일까지 현장실습을 나가고, 다시 이론으로 돌아와 2027년 2월 14일에 끝납니다. 236일, 약 11개월이에요.

나이는 안 봅니다, 학력은 고졸 이상입니다

먼저 나이부터. 공고문에도 간호법에도 나이 요건은 없습니다. 예순에 시작하셔도 응시자격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학력은 다릅니다. 요양보호사와 갈리는 첫 지점이라 따로 적습니다. 간호법 제6조가 정한 응시 경로는 여섯 갈래인데, 우리 나이대에 현실적인 것은 네 번째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 인정자로서 학원의 간호조무사 교습과정을 이수한 사람.

나머지 다섯은 특성화고 간호과 졸업, 국공립 양성소, 평생교육시설의 간호 관련 학과, 외국에서 자격을 딴 경우, 그리고 간호학과를 나온 경우입니다. 어느 길로 가도 최소한 고등학교 졸업 학력이 필요해요. 검정고시로 인정받은 학력도 여기 들어갑니다. 요양보호사는 학력 제한이 없으니, 두 자격을 놓고 저울질하신다면 이 대목이 첫 번째 갈림길입니다.

학원도 아무 데나 되는 게 아닙니다. 같은 조 제2항이 교육훈련기관은 보건복지부장관의 지정과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정해 뒀어요. 지정받지 않은 곳에서 들은 수업은 응시자격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돈은 얼마나 드나

고용24에 공시된 국비 과정 세 곳을 열어 훈련비를 적어 봤습니다. 셋 다 총 1,520시간짜리입니다.

  • 첫 번째 — 훈련비 369만 9,680원, 자비부담 92만 4,920원
  • 두 번째 — 훈련비 372만 4,000원, 자비부담 93만 1,000원
  • 세 번째 — 훈련비 383만 8,000원, 자비부담 95만 9,500원

세 곳 모두 자비부담이 정확히 25퍼센트였습니다. 나머지는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지원되는 몫이고요. 다만 고용24가 그 금액 옆에 이런 단서를 붙여 놨습니다. 일반훈련생 기준금액이며 실제 부담하시게 될 훈련비는 표시된 금액과 다를 수 있다고요. 화면의 자비부담액보기를 눌러 본인 조건으로 확인하라는 안내입니다.

시험 응시수수료는 따로 4만 원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취약계층은 전액 감면인데, 결제 과정에서 감면 자격확인을 눌러야 적용됩니다. 개인이 직접 접수할 때만 확인할 수 있고, 놓쳤더라도 시험일 7일 전부터 7일 후까지 따로 신청할 수 있어요.

시험은 이렇습니다

종이 시험이 아닙니다. 시험센터에 가서 컴퓨터로 봅니다. 화면에 문제가 뜨고 마우스로 답을 클릭하는 방식이에요. 객관식 다섯 개 중 하나를 고릅니다.

과목 문제수
기초간호학 개요 35문제
보건간호학 개요 15문제
공중보건학개론 20문제
실기 35문제

모두 105문제를 105분 안에 풉니다. 문제당 1분꼴이에요. 합격 기준은 두 가지를 동시에 넘겨야 합니다. 과목마다 40퍼센트 이상을 받으면서, 전 과목 총점이 60퍼센트 이상이어야 합니다. 한 과목이라도 40퍼센트 아래로 떨어지면 총점이 아무리 높아도 떨어집니다.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아 걱정되신다면, 국시원 홈페이지에 실제 시험과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체험해 보는 코너가 있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로 들어가야 제대로 돌아가고 휴대폰에서는 화면이 깨질 수 있다고 안내돼 있어요.

한 가지 더. 시험센터가 전국에 아홉 곳뿐입니다. 좌석 수도 정해져 있어서 서울 구로가 270석, 제주가 45석이에요. 그래서 접수 시작 시각을 센터별로 다르게 열어 둡니다. 서울 구로는 접수 셋째 날 오후 2시부터입니다. 사는 곳과 상관없이 아무 센터나 고를 수 있지만, 남은 좌석이 있어야 접수가 됩니다.

합격률 87퍼센트를 어떻게 읽을까

올해 상반기 시험은 3월 13일부터 21일까지 치러졌고, 17,823명이 봐서 15,537명이 붙었습니다. 87.2퍼센트예요. 열에 아홉 가까이 붙습니다.

이 숫자를 시험이 쉽다는 뜻으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저 자리에 앉으려면 먼저 1,520시간을 통과해야 하거든요. 이론 740시간을 듣고, 병원에 다섯 달을 나가 실습을 마치고, 그러고 나서 시험장에 앉은 사람들의 합격률이 87퍼센트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보시는 게 맞습니다. 관문은 시험이 아니라 그 앞의 11개월입니다.

2025년 6월, 근거 법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간호조무사 자격이 의료법에 근거를 두고 있었는데, 2025년 6월 21일부터 간호법으로 옮겨졌습니다. 올해 시험 공고문 첫 줄도 간호법 시행령을 근거로 적혀 있어요.

수험생 입장에서 실제로 달라진 것 하나는 출제 범위입니다. 공고문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간호법 시행에 따라 2026년도 상반기 시험부터 공중보건학개론 과목의 의료관계법규 출제 범위에 간호법이 포함된다고요. 오래된 문제집으로 공부하시는 분이라면 이 대목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일자리는 많습니다, 급여는 따로 봐야 합니다

규모부터 보면 놀랍습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서 2020년 기준 활동 중인 간호조무사가 406,239명이었어요. 간호사 285,097명, 의사 106,204명보다 많습니다. 보건의료 직종 가운데 가장 큰 집단입니다. 조금 오래된 수치라는 점은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급여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2024년에 회원 6,450명에게 물어 낸 조사가 있습니다. 협회가 스스로 한 조사라는 걸 밝히고 인용하겠습니다. 주 40시간 기준 월 평균 임금총액이 237만 5,590원이었고, 응답자의 54.1퍼센트가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조사에서 제일 오래 들여다본 줄은 다른 데 있습니다. 근속 10년이 넘은 사람 중에서도 47퍼센트가 최저임금 이하였어요. 오래 다닌다고 임금이 따라 오르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평균 근속은 5.1년, 평균 경력은 9년이었습니다.

어디서 일하느냐에 따라서도 갈립니다. 최저임금 이하 비율만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 요양병원 75.4퍼센트
  • 병원 59.0퍼센트
  • 종합병원 50.2퍼센트
  • 일반의원 42.0퍼센트
  • 치과의원 34.0퍼센트

같은 자격증인데 일하는 곳에 따라 두 배 넘게 벌어집니다. 자격을 딸지 말지보다, 딴 다음에 어디로 갈지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제가 자료를 보고 든 생각

먼저 나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응시에 나이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고용24에 공시된 국비 과정들의 수강생 평균 연령대가 38세, 39세로 나와 있었어요. 학원에 가시면 동기 대부분이 우리보다 열 살, 스무 살 아래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걸 미리 아는 것과 개강 첫날 아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11개월입니다. 요양보호사가 320시간인데 이건 1,520시간이에요. 다섯 배쯤 됩니다. 중간에 병원 실습을 다섯 달 나가야 하고요. 이 시간을 낼 수 있느냐가 사실상 첫 번째 자격 요건입니다.

그러면 왜 하느냐. 저라면 이유를 하나로 좁히겠습니다. 요양보호사는 돌봄 쪽으로 길이 열리는데, 간호조무사는 의원과 병원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립니다. 앞 글에서 본 병원동행 공고들이 요양보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나란히 적어 둔 것도 그래서고요. 갈 수 있는 자리의 종류가 다릅니다.

다만 순서는 늘 하던 말을 반복하겠습니다. 학원부터 등록하지 마시고, 사시는 동네 의원과 병원의 채용 공고를 먼저 두 주쯤 보세요. 간호조무사를 실제로 뽑는지, 경력자만 찾는지, 나이를 어떻게 보는지가 거기 다 나옵니다. 학원비 92만 원과 11개월을 쓰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요양보호사 쪽 절차는 요양보호사 교육 320시간, 다 들어도 자격증은 나오지 않습니다에 정리해 뒀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글은 병원동행매니저 자격증 371개, 채용 공고는 요양보호사를 먼저 찾습니다이고요.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고졸 이상이면 나이 제한 없이 도전할 수 있고, 지정된 학원에서 이론 740시간과 실습 780시간을 채우면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국비로 들으면 자비부담이 92만 원에서 96만 원 사이, 응시료는 4만 원입니다. 시험은 105문제를 105분에 풀고 열에 아홉이 붙습니다.

이미 과정을 마치신 분은 7월 30일 오후 6시까지 접수하시면 되고, 이제 시작하시는 분은 학원을 알아보실 때 병원급 실습을 어디서 채우는지부터 물어보세요. 그 대답이 그 학원의 실력입니다.